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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그래] 열대야 (W. 난나) 지각해서 죄송합니다. 해준그래 합작 세 번째 주제 '여름밤'으로 쓴 글입니다.잘 부탁드려요. [해준그래] 열대야 와이셔츠가 그래의 몸에 질척하게 달라붙었다. 체면을 차리기 위해 챙겼던 자켓은 무거운 짐이 되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그래의 몸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꽉 막혀 숨을 쉬지 못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겨우 빠져나오자마자 살겠구나 하고 숨을 쉬니 이제는 후끈한 공기가 그래의 숨통을 막았다. 오피스텔까지 걸어오는 길이 천릿길 같았다. 그래는 연달은 야근으로 인해 이미 몸이 녹초가 되어있었다. 게다가 깜깜한 밤인데도 이렇게까지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공기가 그래를 감싸오니 그래는 더욱 지칠 수밖에 없었다. 지독한 열대야였다. 도통 가라앉을 줄을 몰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느껴지는 잠시 동안의 시원함을 느끼려고 하.. 더보기
[해준그래] 우산 (W. 꽃단지) [해준그래] 여름밤 by. 꽃단지 모니터 가까이 구부렸던 몸을 폈다. 영업 2팀과 영업 3팀을 나눈 파티션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등 돌린 채 업무에 집중하는 강대리님이 보였다. 미동 없는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를 돌아보기에 깜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순간이지만 그와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에 놀라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다른 팀 상사인 강대리님의 시선을 받았지만 그게 그저 곤란하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장그래.” “예, 예?” “뭘 놀라고 그래, 업무 시간에 어딜 보느라 정신을 놓고 있어?” 언제 다가오셨는지 오차장님이 등 뒤에서 말을 거신다. 그러더니 차장님의 눈길은 어깨 너머로 내가 시선을 두고 있던 방향을 따라갔다. “정신 놓은 것 까지는 아닙니다.” “강대리네. 저 친구 일 참 열심히 해.. 더보기
[해준그래]夏夜 (W.무화) ) --> 매미소리가 허공을 울렸다. 호외요 호외! 물 한 방울 제대로 삼키지 못한 벼들의 고개가 땅속으로 처박히고 제 허리를 숙여가며 힘겹게 뿌리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이마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말발굽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저 멀리서부터 마차를 이끌고 와 도망치듯 멀어지고 얼떨결에 그러나고의적인 모래바람을 먹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며 거친 기침을 토해냈다. 땀으로 엉긴 머리카락과 모래를 거친 손바닥 위로 쓸어 담은 사람들은 바닥으로 흩뿌려진 종이 자락, 짙은 갈색의 종이를 주워들고 그저, 모래를 씹으며 울음을 삼켰다. 1910년, 이곳은 식민지 조선. 우리는 피로 얼룩진 땅 위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짐승들이었다. 夏夜 경성au * 미생 강해준 x 장그래 * 궁합도 안 보는 나이, 네 살 차이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