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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그래]마지막 퇴근 (W.무화) bgm. Þau Hafa Sloppið Undan Þunga Myrk 마지막 퇴근 * 미생 강해준 x 장그래 * 궁합도 안 보는 나이, 네 살 차이 (@1983x1987) 합작 : 4제. 퇴근 ) --> ) --> 두 계절을 쉼 없이 내달리고 정적으로 시작된 가을을 지나 떨어지는 잎이 파삭 거리는 소리를 내며 성큼 빠르게 다가 온 한 겨울의 추위. ‘눈 온다.’ 웅성 이는 목소리 속에서 나는 그제야 달력 하나를 찢어냈다. 함박눈이었다. 창문으로 다가서자 뿌옇게 김이 서리고 불투명해진 유리창으로 눈이 달라붙었다가 금세 녹아내렸다. 펑펑 내리는 눈을 보곤 좋아라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과는 달리 적적한 표정을 짓곤 인도를 빠르게 지나치는 직장인들의 얼굴 속에는 한이 서려 있었다. 이런 날은 출근도 퇴근도 고충이.. 더보기
[해준그래] 편의점 알바생 (W. 꽃단지) 푸흐,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작게 웃음이 터졌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보통 늦게 퇴근하는 애인을 기다릴 때는 소파에 얌전히 기대 앉아 잠든 모습이 연출되지 않던가. 그래는 현관 코앞에 쪼그리고 앉아 벽에 기댄 채 세상모르고 잠들어있었다. 거실도 아닌 현관 바로 앞까지 나와 기다린 모양이었다. 야근을 마쳤으니 출발한다는 문자에 밤길 운전 조심하라는 답장을 받은 게 겨우 10분 전의 일이다. 그새 잠이 든 건지, 기대앉은 벽에 얼굴 한 쪽이 잔뜩 눌린 게 조금만 늦게 퇴근했으면 하얗던 얼굴이 찌그러진 못난이가 될 뻔 했다. “그래야.” “…왔어요?”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도 미동 없이 잠에만 빠져있더니 이름을 부르자 귀신같이 깬다. 그래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키를 엇비슷하게 맞추니 잠이 덕지덕지 묻은.. 더보기
[해준그래] 옆집 남자 (W.빙다리 핫바지) 옆집 남자 강해준X장그래 w.빙다리 핫바지 헐레벌떡 엘리베이터로 뛰어가는 그래의 손에는 엊그제 새로 산 넥타이가 들려있었다. 지각이다, 지각이야…! 단 한 번도, 무슨 일이든 늦는 법이 없었는데 어제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몇 번이나 잠에서 자대 깨다를 반복했더니 결국 애매한 시간에 눈을 뜨고 말았다. 그래는 낡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 평소답지 않게 발을 동동 구르며 다 말리지 못한 부스스한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어 내렸다. 인생 첫 면접에서 시간을 지키지 못해 낙제하고 싶지는 않았다. 낡은 아파트만큼이나 낡고 바랜 양복이 그래의 몸에 헐겁게 걸려있었다. 아버지,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래는 본가에 계신 어머니가 다려주신 그대로 자리잡아 있는 재킷의 칼라를 빳빳하게 손바닥으로 내리누르며 심호흡을 하고, .. 더보기
[해준그래] 함께 걷는 길 (W. 난나) 해준그래 합작 네 살 차이 네 번째 키워드 '퇴근'이었습니다.잘 부탁드립니다. [해준그래] 함께 걷는 길 전화가 울렸다. 그래는 한 손에는 가방, 한 손에는 휴대폰 케이스 샘플을 들고 있었기에 전화를 겨우 어깨에 끼우고 받아야 했다. 발신자는 해준이었다. 그래가 퇴근할 즈음 오는 전화라니 어떤 내용일지 예상이 갔지만 그는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보다 전화가 떨어지지 않게 신경을 써야했다. 그래는 길을 가다 멈추어 가방과 휴대폰 케이스 샘플이 담겨있는 쇼핑백을 내려놓았다. 전화를 똑바로 고쳐 잡았다. [미안해요, 오늘도 제 시간에 퇴근 못 할 것 같아요.] “오늘도 늦는다고요?” 그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요즘 들어 해준은 제 시간에 퇴근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동기 중에서는 제일 빠르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