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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

[해준그래] 만취 (W.난나)

해준그래 합작 두번째 키워드 '술자리'로 쓴 글입니다.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려요.


[해준그래] 만취

  "강해준아, 종파 날짜 잡혔다."

  동아리 방 책상의 전공 책들을 가방에 쓸어 담던 해준이 동식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동식은 짐짓 진지한 표정이었다. 해준은 다시 가방으로 시선을 돌렸다. 2공학관까지 여기서 15분 정도 걸리니까. 동식은 해준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턱 올려놓았다. 이 더운 날 뭐하는 짓이야. 해준이 손을 떼어냈지만 동식은 꿋꿋했다.


  "임원으로서 꼭 와야 된다, 진짜. ?"


  동식이 애걸복걸하는 이유가 있었다. 동식은 술자리를 좋아하는 것치고는 술이 약했다. 개강파티 때 동식은 신이 나서 주량 이상을 마셨고, 그런 동식을 처리하는 것은 결국 동기인 해준이 되었던 것이다. 둘은 나이와 과는 다르지만 동아리에 얼마 안 남은 동기였고 군대도 비슷한 시기에 다녀왔다. 그래서 복학한 이후로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다니게 된 것이다. 말했듯이 주로 해준은 동식의 뒤치다꺼리를 맡게 되었는데 얼마 전 해준이 선언했다. 김동식 저 놈이랑 술 같이 안 마신다고. 그러자 해준이 종강파티에 안 나올까봐 동식은 조마조마해졌다. 해준은 고집 하나는 확실했다. 그것이 우직하게 프로젝트를 밀고 나가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동식에게 좋지 않게 적용이 되었다. 동식은 해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할 태세였다. 해준아, 해준님, 강해준님 제발요. 새내기들 내가 다 감당하면서 선배들 카바칠 자신이 없어. 해준은 동식의 현실적인 고충에 결국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도 오래 같이 다닌 보람은 있는지 그게 해준만의 오케이 사인이라는 것을 귀신같이 알아챈 동식은 고맙다며 해준의 등을 두드렸다. 해준은 먼저 간다며 동아리 방을 빠져나왔다. 동식은 1층까지 배웅해줄 기세로 열렬히 손을 흔들었다. 동식이 시야에 보이지 않자 해준은 마음 편하게 입 꼬리가 올라가게 내버려두었다. 사실 해준은 동식이 애원을 하지 않아도 종강파티에 갈 생각이었다. 단순히 동아리의 임원이라서가 아니라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아리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뭐예요?"

  ", 저는 대학 생활동안 좋은 추억을 쌓고자……."

  "추억은 다른 동아리에서도 쌓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해준은 면접이 지루했다. 지루한 질문이니 지루한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방금 이건 심했다. 해준은 기억도 안 나는 이름 위에 줄을 죽죽 그었다. 해준의 한마디에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있는 지원자를 지나 또 다른 지원자가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경영학과 15학번 장그래입니다."


  이름이 특이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래의 눈빛은 다른 새내기들과 달랐다. 새내기 특유의 패기가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리기만 한 눈은 아니었다. 오히려 곧게 앉은 자세에서는 초연함마저 묻어져 나왔다. 어린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태도는 그래의 나이와 과거가 궁금해지도록 만들었다.


  "장그래씨는 왜 이 동아리에 지원할 생각을 하셨습니까?"

  "무역이라는 것은 관계를 기본으로 합니다. 저는 이 관계가 얽혀 있는 모습에서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관계란……."


  해준은 그래가 오물거리며 말하는 입술에 집중했다. 오랜만이었다.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에 손에 쥔 펜을 꽉 잡았다. 그래가 말을 마치고 인사를 꾸벅 했을 때 아마 졸업한 지영선배라면 브라보, 라고 외쳤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똘망한 검은 눈이 도통 기억에서 잊히지 않았다. 그래는 당연하게 동아리 면접에 합격했다. 해준 혼자만의 호평은 아니었다. 그래의 면접 이야기를 들은 OB들마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는 해준이 보았던 대로 선배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싹싹한 면은 덜해 다들 그래의 동기인 석율을 훨씬 편하게 여겼지만 해준은 그래에게 자꾸 시선이 갔다. 예의가 무척 바른 아이였고, 조용하지만 자신이 할 일은 묵묵히 끝을 냈다. 해준이 그랬고, 해준이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이었고, 그래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해준의 멘티는 그래가 아니었지만 동아리방에서 자료들을 수북이 쌓아놓고 첫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그래에게 한 두 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동식이 그래의 솜씨가 갑자기 늘었다며 해준을 의심했으나 해준은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그래의 프레젠테이션은 차근차근 준비가 되었고 마침내 발표 날, 새내기치고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는 처음으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이 괜찮다는 평을 받아 들뜬 상태였다.

  그래가 몸담은 무역 동아리는 몇 십 년 전통의 무역 동아리였는데, 각 계층에 유명 인사들을 배출해 냈으며 각종 대기업 합격의 지름길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 동아리에 들어간 것만 해도 그래에게는 꿈같았다. 그런데 좋은 평가까지 받다니. 여태껏 좁고 흑백이었던 자신의 세계가 넓어짐과 동시에 다채롭게 색이 입혀졌다. 그 중에서도 그래는 해준을 동경했다. 면접 때 첫인상은 한없이 차가워보였기 때문에 겁을 먹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몇 분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으로도 그래는 해준이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동아리의 위상이 대단하다는 것은 익히 들었다. 이 동아리가 명맥을 유지해나갈 수 있던 것은 해준과 같은 사람이 저렇게 매서운 눈으로 신입생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는 앞으로 다시 볼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몰랐지만 해준과 같은 선배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후 동아리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그래는 꿈꿔왔던 동아리에 합격했다는 것과 동시에 다시 한 번 해준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설레었다. 해준은 자신의 멘토가 아님에도 기꺼이 아이디어 구성이나 자료 조사, 프레젠테이션을 도와주었다. 처음에는 마냥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실제로 그래가 함께 지내면서 느낀 것은 해준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해준도 처음이 쉬운 사람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둘이 비슷한 점을 공유하는 부분이 날이 갈수록 하나 둘씩 보였다. 그래는 묘한 설렘이 선배를 동경하는 마음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해준에게 가까이 갈수록 커지는 심장박동을 그래는 도통 숨길 수가 없었다.

  금요일의 술집은 학생들로 가득했다. 시험을 마치고 이제야 도착한 해준이 술집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테이블을 두 개 남짓 차지한 동아리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겼다. 1학년들은 자동적으로 일어나 꾸벅 인사를 했다. 예의가 바른 것은 좋지만 자신이 과하게 군기를 잡는 선배가 된 것 같아 해준은 이 널찍한 술집에서 인사를 받기가 영 민망했다.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하는 후배들 중에서는 당연히 그래도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 앞머리를 잘랐는지 머리가 눈썹위로 총총 올라와있었다. 단정한 하얀 그래픽 티셔츠와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어서 어딜 나가면 고등학생으로도 보일 듯 했다. 하지만 문득 생각해보니 그래는 정말 고등학생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새삼 어리구나. 평소에는 그래의 하는 말들이 도저히 어린 아이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는 충분히 어렸다. 선배들이 주는 소주를 제대로 거절하지 못하고 넙죽넙죽 받아 마시고 있는 지금 이 상황만 봐도 그랬다.


  “진실게임 할까, 진실게임?”

  “무슨 어린 애들도 아니고…….”

  “강해준 의견 기각. 소주병 돌려서 질문하는 걸로 하자. 대답 못하면 마시기?”


  동식은 술이 한두 잔 들어가니 금세 흥분했다. 또 자신이 동식의 뒤처리를 맡게 될 것이라는 강렬한 예감이 드는 와중에 해준은 이미 볼이 발개져서 헤헤 웃고 있는 그래를 바라보았다. 부디 그래가 대답할 일이 없길 바랄 뿐이었다.


  “강해준 걸렸네.”

  “장그래가 질문해봐. 짓궂은 걸로 해줘라. 쟤는 무슨 게임의 신이 도우시는지 이런 것도 잘 안 걸린다니까. 잘생긴 것도 기분 나쁜데.”


  동식의 투정 섞인 농담에 테이블에서 왁자하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와중에 질문자로 걸린 그래만 난처한 표정이었다. 선배에게 질문하는 후배는 그래가 처음이었다. 그래는 뜨거워진 볼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리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적당히 기분 나쁘지 않으면서도 너무 센스 없는 질문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러나 점점 길어지는 시간에 지쳐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래는 결국 이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해준 선배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오오!

  “그러고 보니 강해준이 누구 예쁘다고 하는 거 못 들어봤다. 이 기회에 얘기 좀 해봐.”

  “이거 마시지 마라, 강해준.”


  해준은 왜 다들 자신이 당연히 마실 거라고 생각하는지 의문이었다. 사실 술은 굳이 벌칙에 걸리지 않아도 마실 수 있는 것인데 굳이 왜 이 절호의 기회에 술을 마신단 말인가.


  “얼굴 하얗고, 눈 까맣고.”

  “, 사람이면 다 얼굴 하얗고 눈 까맣지!”


  성준이 먹던 오이를 해준의 입에 쑤셔 넣었지만 해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이를 한 입 씹은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아냐, 얼굴이 눈처럼 하얗고 눈은 새까만 강아지 같은 눈이 좋아. 그리고 입술은 도톰하면서 붉은 사람. 무엇보다 단정하면서도 행실이 바른 사람.”

  “그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 하냐?”

  “장그래네, 장그래!”

  “성준식 미친 놈.”


  준식의 농담에 테이블에서 웃음이 다시 한 번 터져 나왔다.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어서 깜짝 놀란 그래가 불안한 눈빛으로 해준을 쳐다보았다. 죄송해요. 입 모양으로 말하는 그래에게 해준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사실 준식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소주병은 다시 팽그르르 돌아 그래의 앞을 향했다. 그래는 질문할 때보다 훨씬 난처한 표정이었다. 유독 잘 걸리는 것인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는 벌써 두 번째였다.


  “좋아하는 사람 누구야?”


  그래의 귀가 불이 붙은 것처럼 빨개졌다. 안 그래도 술을 마셔서 붉은 얼굴에 귀까지 빨개지니 그야말로 토마토였다. 그것도 잘 익은 토마토. 없어요, 한 마디 하면 되는데 그건 또 못하겠다. 선배가 하는 어떤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는 어떻게 보면 고지식한 생각이었다. 그래는 하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결심한 듯 소주잔을 내밀었다. 소주는 잔의 맨 위까지 찰랑거리며 차 있었다. 그래는 아이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원샷을 했다. 목구멍을 타고 쓰디 쓴 소주가 내려갔다. 시작부터 선배들이 권해서, 술 게임에 져서, 진실게임을 해서 연속으로 내리 마시니 세상이 느리게 보였다. 분명 자신은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몸이 더디게 따라왔다. 그래가 눈을 깜빡이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해준이 생수를 따라주었다. 그래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잔을 두 손으로 받았다. 과하게 예를 차리는 그래를 보고 해준은 입이 조금 썼다.


  “, 얘 완전히 취했네.”


  결국 그래는 잠들었다. 신입생 중 여자인 후배들은 일찌감치 보냈고, 영리한 몇몇은 3차를 가기 전 빠져나왔고, 술이 센 몇몇은 멀쩡히 집에 돌아갔다. 남은 것은 그래와 신나게 화장실에서 먹은 것들을 재확인 하는 백기 하나였다. 아마 화장실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후배는 웬일로 멀쩡한동식이 수습할 것 같기에, 해준은 그래를 둘러업었다. 아직도 4차를 외치고 있던 성준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계산을 막 마치고 돌아온 준식도 입을 떡 벌렸다. 커다란 백기를 겨우 추스르고 온 동식도 어찌나 놀랐는지 하마터면 백기를 떨어트릴 뻔 했다.


  “얘 데려다주러 간다.”

  “너 장그래 집은 알아?”


  해준이 잠시 멈추었다.


  “아니, 몰라.”

  “어쩌려고?”

  “우리 집에 데려가지 뭐.”


  해준의 한 마디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말 그대로 초토화되었다. 지금 저게 강해준 입에서 나온 소리냐. 저거 강해준 아니다. 현실 부정을 하는 사람들까지 속출했다. 와중에 해준만 표정이 변하지 않고 동기들을 쳐다보았다. .


  “? 왜애? 네가 지금 왜라고 했냐?”

  “김동식 1학년 때 꽐라됐을 때, 아니다 나, 성준식, 심지어 선배들까지도 한 번도 안 데려갔었잖아.”

  “내가 그랬나.”

  “내가 그랬나, 라니 이 새끼 진짜. 더럽다며! 우리들보고 다 더럽다며.”

  “그건 그렇지. 나 간다. 방학 잘 보내라.”


  마지막까지 화를 돋우며 퇴장하는 해준의 뒷모습을 보며 동기들은 해준을 열렬히 씹어댔다. 저 새끼 저거 안 하던 짓을 하는 걸 보니까 곡 죽을 때가 됐나봐.

  곧 죽을 사람으로 오해받고 있는 해준은 그래를 단단히 받치며 고쳐 업었다. 가벼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진짜로 가벼웠다. 해준의 집은 근처 자취방이었기 때문에 술집에서 나와 골목길로 들어갔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술에 취해있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한 블록만 더 가니 조용했다. 달만 해준과 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는 약하게 흔들리는 느낌에 눈을 떴다. 누군가의 등이 보여 꿈인가 하고 다시 눈을 감으려 했지만 술에 취한 몸은 그래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가 말도 되지 않을 말들을 웅얼거리자 해준이 다시 잠들라고 토닥거려주었다.


  “, 해준 선배 목소리다.”

  “, 해준 선배야.”


  그래는 말을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았으나 입으로는 자꾸만 종알거렸다.


  “선배는 왜 나한테 그러케 잘 해줘요? 목소리도 좋고, 나도 막 도와주고, 부족한데 칭찬도…… 막 이러케, 해주고.”


  술에 잔뜩 취해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는 그래의 목소리에 해준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어깨가 파르르 떨리는 것을 숨길 수는 없었다.


  “내가 이유없이 그러겠어.”

  “그야 선배는 후, 착하니깐.”

  “글쎄, 내가 그렇게 착하기만 하지는 않아서.”

  “그게 무스은, 아니 무슨 뜻이에요?”

  “알아맞춰봐.”


  다음 날 그래의 눈앞에 보인 것은 파란색 이불이었다. 그래의 이불은 파란색이 아니다. 즉 이 말은 이곳은 익숙한 집이 아닌 다른 곳이라는 뜻이었다. 처음 보는 방은 크지는 않지만 단정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마치 해준을 보는 것처럼…….


  “!”


  모든 기억이 떠오른 그래는 이대로 저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사라지고 싶었다. 이곳이 몇 층인지도 모르겠지만 1층은 아닌 듯 했다. 높을수록 좋다. 아니면 적어도 지금 당장 정신을 잃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일 잘 보이고 싶었던 선배에게 폐를 끼치다니. 그래는 얼굴을 감싸고 절망했다.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해준이 괴로워하는 그래를 보며 덤덤하게 물었다.


  “정답 알겠어?”


  얼굴을 가리고 있는 그래의 손 사이로도 그래의 얼굴이 빨갛게 익은 것이 보였다. 이제는 귀 끝뿐만 아니라 손끝까지 빨개졌다. 그래는 그 상태로 고개만 간신히 끄덕이며 말했다.


  “…….”